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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여주)

2026 경기도자비엔날레 소장품전 《아름다운 것은 영원한 기쁨》
2026 경기도자비엔날레 소장품전 《아름다운 것은 영원한 기쁨》
전시기간 2026. 09. 18.~2026. 11. 01.
전시장소 경기생활도자미술관
주최 경기도
주관 한국도자재단
후원(협력)
전시소개

2026 경기도자비엔날레 소장품전 《아름다운 것은 영원한 기쁨》은 한국도자재단 경기도자미술관 소장품 가운데 기(器·Vessel)의 형식을 기반으로 한 작품을 중심으로, 전통과 현대, 기능과 조형, 한국과 세계를 아우르는 도자 표현의 흐름과 변화를 조망한다. 오랜 시간 인류의 삶과 함께해 온 ‘기’라는 보편적인 형식이 시대와 문화에 따라 어떻게 변화해 왔으며, 오늘날 작가들의 다양한 시각과 조형적 실험을 통해 어떻게 새롭게 해석되고 확장되고 있는지를 살펴본다. 이를 통해 ‘기’가 단순히 무언가를 담기 위한 용기을 넘어 도자예술의 역사와 변화를 지속적으로 담아온 하나의 조형적 원형이자, 동시대 도자예술의 가능성을 가늠하는 시금석으로서 어떠한 의미를 지니는지 조명하고자 한다.

인류의 오랜 역사와 함께해 온 ‘기’는 음식을 담고 저장하거나 물건을 보관하기 위한 용도에서 시작되었다. 흙을 빚어 내부와 외부를 구분하고 그 안에 무엇인가를 담을 수 있도록 만든 단순한 구조는 오랜 시간 인간의 생활과 밀접하게 관계하며 수많은 형태로 발전해 왔다. 그러나 기는 언제나 기능만을 위한 도구에 머물지는 않았다. 시대와 지역에 따라 제작기술과 재료가 달라지고, 사용하는 사람들의 생활방식과 사회적 관습, 미적 감각과 가치관이 더해지면서 기의 형식 속에는 각 시대와 문화가 지닌 고유한 특성들이 축적되고 이어져 왔다. 그릇이라는 형식 안에서도 비례와 크기, 선과 면, 색과 질감, 장식과 제작 방식이 끊임없이 변화해 온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한국 도자의 역사에서도 ‘기’는 중요한 흐름을 형성해 왔다. 청자와 분청사기, 백자와 옹기에 이르기까지 서로 다른 시대의 도자기는 당대의 기술과 미감, 생활문화를 반영하면서 독자적인 조형미를 구축하였다. 절제된 선과 비례, 흙과 유약의 물성, 불의 작용에서 비롯되는 우연성과 자연스러운 변화는 오랜 시간 한국 도자의 미적 특질을 형성해 왔으며, 이러한 전통은 오늘날에도 다양한 방식으로 계승되고 변주되고 있다. 전통적인 기형을 충실히 이어가는 작업에서부터 그 형태를 해체하거나 재구성하는 작업까지, ‘기’는 과거의 형식에 머무르지 않고 현재의 시각으로 끊임없이 다시 읽히고 있다.

특히 지난 50여 년간 현대도예의 전개 속에서 ‘기’는 동시대 도예가들에게 예술적 실천과 조형의 가능성을 탐구하는 중요한 주제가 되어왔다. 작가들은 기의 기능과 구조를 유지하면서 새로운 재료와 제작기법을 실험하는 한편, 때로는 담는다는 본래의 기능을 의도적으로 제거하거나 형태를 변형하고 과장함으로써 조각적 대상으로 전환하였다. 내부와 외부, 표면과 공간, 기능과 비기능, 공예와 조각 사이의 경계를 탐구하는 과정에서 ‘기’는 변하지 않는 고정된 형식이 아니라 작가의 생각과 태도를 담아내는 유연한 예술적 매개체로 확장되었다.

이러한 변화는 전세계적인 흐름이다. 서로 다른 문화적 배경과 도예 전통을 가진 세계 각지의 작가들 역시 ‘기’라는 공통의 형식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조형언어를 구축해 왔다. 어떤 작가는 전통적인 형태와 제작방식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고, 또 다른 작가는 회화와 조각, 설치 등 인접한 예술 장르의 언어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인다. 동일한 ‘기’에서 출발하지만 그 결과는 작가가 살아온 문화와 시대, 재료를 대하는 태도와 예술적 관점에 따라 서로 다른 모습으로 나타난다. 이처럼 ‘기’는 지역과 시대를 넘어 서로 다른 미적 감각과 조형적 사유가 만나고 이어지는 매개가 되어왔다.

《아름다운 것은 영원한 기쁨》은 이러한 ‘기’의 지속과 변화에 주목한다. 오히려 익숙한 형식이기에 작가들은 그 안에서 새로운 질문을 발견하고, 자신이 속한 시대의 감각과 생각을 더하며 또 다른 아름다움을 만들어 왔다. 그렇게 만들어진 작품들은 서로 다른 시간과 장소에서 탄생했지만, ‘기’라는 오래된 형식을 매개로 하나의 흐름 속에서 만나게 된다.

이번 전시는 경기도자미술관이 축적해 온 소장품을 통해 이러한 흐름을 다시 바라보는 자리이기도 하다. 전시에 소개되는 200여 점의 작품 가운데 절반 이상은 그동안 공개될 기회가 많지 않았던 작품으로, 한국 현대도예의 흐름과 더불어 세계 각국의 작가들이 ‘기’를 어떻게 해석하고 변화시켜 왔는지를 폭넓게 보여준다. 하나의 미술관에 축적된 서로 다른 시대와 문화권의 작품들을 한자리에서 마주함으로써, 우리는 ‘기’라는 오래된 형식이 얼마나 다양한 모습으로 존재할 수 있는지를 발견하게 된다.

변하지 않는 형식 속에서 끊임없이 변화하는 아름다움, 그리고 변화 속에서도 이어지는 도자의 본질은 무엇일까. 이번 전시를 통해 도자예술의 근원적 형태인 ‘기’가 시대와 문화, 작가들의 다양한 해석과 시도를 거치며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내고, 오늘날에도 여전히 살아 있는 예술적 형식으로 동시대와 호흡하는 모습을 감각해보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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